한국의 통화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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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 의장.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세종=뉴시스]옥성구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물가 상승에 따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를 따라가기보다는 독립적인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16일 현안분석 '미국의 금리인상과 한국의 정책대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지난 3월 0.25%포인트(p), 5월초 0.5%p 인상(빅스텝)했다. 0.5%p 금리 인상은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이때까지는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보통 0.25%p씩 인상했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견에서 "노동시장이 매우 타이트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너무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몇 달 동안 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이례적인 수준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했고, 이는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기준금리 인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KDI 분석 결과 우리나라가 미국을 따라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기와 물가에 미국과 동일한 하방 압력을 받아 우리 경제 둔화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하면 일시적인 물가 상승 외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KDI는 최근 우리 경제 상황이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물가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과 한국 간의 물가와 경기 상황 차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기준금리 격차는 용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고 경기회복세도 더 강한 미국과 비슷한 정도로 가파른 수준의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에 요구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 실장은 "한국 경제 상황이 물가가 지금보다 더 급증하고 경기가 과열되는 우려가 있다면 빅스텝도 가능하지만, 그 이유가 한국 경제 내부 상황 때문이지 미국을 따라 올리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00년대 이후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로 인한 대규모 자본유출은 없다고 했다. 1996년 6월~2001년 2월, 2005년 8월~2007년 8월, 2018년 3월~2020년 2월에는 한국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았으나 대규모 자본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KDI는 최근 한국의 대외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되고 있어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미국은 높은 물가상승세와 견고한 경기회복세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으며, 한국 거시경제에 대한 영향은 미국 금리인상의 요인과 한국의 통화정책 대응에 따라 상이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통화정책은 자본유출입과 환율변동을 용인하며, 국내 물가와 경기 여건에 맞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국제금융시장이 급격히 불안정해질 경우 미국 등과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이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통화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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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진우 기자
    • 승인 2022.03.1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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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이 여전히 완화적이라면서 앞으로도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향후 완화 정도의 조정에서 비용과 편익을 균형 있게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리스크의 변화에 특히 유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10일 국회에 보고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완화 정도의 조정을 위한 주요 점검 요인으로는 ▲국내외 코로나19 전개 상황 ▲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성장과 물가 흐름 등을 꼽았다.

      한은은 우선 지난해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세 차례의 금리 인상이 부채 증가 둔화 등 금융시장에는 적절한 경로로 영향을 미쳤지만, 성장과 물가 등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성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뚜렷하지 않고, 물가 상승 억제 효과도 가시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한은은 "금리 인상에도 전반적인 금융 여건이 여전히 완화적"이라면서 "이 같은 완화적 금융상황에서는 긴축적 금융상황에 비해 기준금리 인상의 실물경제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실질중립금리 대비 실질기준금리 수준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완화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금리 인상으로 금융불균형 리스크는 다소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둔화하고, 주택가격의 오름폭도 크게 축소되는 등 금융안정 리스크는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면서 "자산시장 전반에 나타난 경제주체들의 수익추구행태(search-for-yield)도 일부 조정됐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다만 "그간 금융불균형 위험이 지속해서 상당폭 누증되어 온 만큼 위험을 기조적으로 줄여나갈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주택가격의 경우 수급상황과 정부정책 등 요인들의 향후 전개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서 좀 더 시간을 두고 상황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가계대출도 당분간 둔화 흐름이 예상되지만, 부동산과 주식 시장 상황에 따른 자금 수요 회복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한은은 그러면서 "향후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은 성장, 물가 및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장단기 비용·편익을 균형 있게 고려하여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특히 물가지표와 기대인플레이션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한국의 통화정책 나타나는 2차 효과의 확산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면서 인플레이션 리스크 변화에 유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물가상승에 대한 역사적 분해를 통해 요인별 기여도를 살펴본 결과 기대인플의 물가상승 기여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대된 것으로 분석돼 물가충격의 2차 효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공급 충격으로 기대 인플레가 상승하고, 기대 인플레가 다시 물가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시작됐을 수도 있다는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고물가의 장기화로 기대 인플레가 오르고 2차 물가 효과가 지속하는 상황으로는 가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최근 가파른 확산에도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평가했다.

      중증화율이 낮은 데다 방역 조치도 완화되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한은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다소 제약되고 생산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소득여건 및 소비심리 개선에 힘입어 민간소비가 회복 흐름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주요국의 통화정책에 관련해서는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관련 리스크 요인을 주의 깊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통화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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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국들은 물가보다 경기를 중시하는 통화정책을 펴고 있지만, 최근 우리나라 통화정책은 과거에 비해 그 방향성이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 정책금리의 변동성은 여타 주요국들에 비해 과도하게 낮아 통화정책이 신축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빠른 경기 둔화 속도 및 물가 안정 추세를 감안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정책금리는 적정 수준에 비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경기 둔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4분기 3.3%에서 올해 2분기 2.3%로 낮아졌던 우리나라 성장률이 3분기에는 1.6%에 그쳐, 우려하던 1%대 성장이 현실화되었다. 내수 부진이 한국의 통화정책 한국의 통화정책 심화되는 가운데, 유로존 사태 해결이 지연되면서 수출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고, 도산하는 기업이 늘면서 투자 규모도 축소되고 있다. 원화 절상으로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경기 하락세를 완화시키고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0월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기조를 대변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3%에서 2.75%로 0.25% 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7월 0.25% 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3개월 만이다. 본고에서는 현재의 정책금리 수준은 경기 둔화 정도와 물가 상승 압력을 감안할 때 적정한 수준인지, 그 동안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은 경기와 물가 중 어느쪽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는지, 이러한 우리나라의 통화정책 기조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어떠한지에 대해 살펴본다.

      주요국 통화정책, 물가보다 경기 중시하는 경향

      먼저, 통화정책반응함수 분석을 통해, 2000년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유로존, 일본, 영국, 캐나다, 브라질, 호주 등 8개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기조를 비교해 보았다( 참조).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2000년 이후 주요국들이 물가 변화보다 경기 변화를 중시하는 통화정책을 펼쳐 온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즉, 경기변화를 반영하는 산출물갭 계수는 모든 국가들에 있어서 유의적인 반면, 물가변화를 반영하는 인플레이션율 계수는 대부분 국가에서 유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든 국가들에 있어서 산출물갭 계수가 양(+)의 값으로 나타났다는 점은, 산출물갭이 감소(경기 둔화)할 때에는 정책금리를 인하(통화 완화)하고 산출물갭이 증가(경기 과열)할 때에는 정책금리를 인상(통화 긴축)하는 경향이 뚜렷했음을 반영한다.

      반면, 인플레이션율 계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한국, 미국, 유로존, 일본 등 4개 국가의 경우 음(-)의 값으로 나타났다(이 중 한국의 경우에만 유의적으로 나타남). 이는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질 때에는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질 때에는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통화정책에 대한 일반적인 예상과 일치하는 않는 결과다.

      위의 산출물갭 및 인플레이션율 계수에 대한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2000년 이후 주요국들의 중앙은행이 물가 변화보다 경기 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을 펴 왔음을 알 수 있다. 가령,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는 상충 상황이 발생할 경우(스태그플레이션), 정책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둔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통화정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정책금리 인하가 아니라 유동성 공급 확대를 통한 통화 완화에 나선 국가들이 늘어났음을 감안하면, 정책금리 변화를 기반으로 한 통화정책반응함수 분석에 반영된 것 이상으로 주요국들은 물가보다 경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경우 2000년 이전부터 이미 제로금리 정책을 시행 중이고, 미국도 2009년 이후 사실상 제로금리 정책에 돌입한 가운데 일련의 양적 완화 정책을 계속해서 발표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중앙은행 역시 유로존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 있다. 결국, 최근 주요국들의 전반적인 통화정책 기조는 물가상승압력에 대한 우려보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편인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우리나라 통화정책은 방향성 분명치 않아

      최근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은 어떠할까? 우리나라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한국은행 총재 재임 시기별로 통화정책반응함수 분석을 실시했다( 참조).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변경은 총 7인의 위원으로 구성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5인 이상의 출석 및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에 의해 결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한국은행 총재 재임 시기별로 분석기간을 나눈 이유는,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여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에 비해 매우 크다는 점과, 우리나라의 경우 현실적으로 금융통화위원 개개인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성향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구성하는 이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성향이 매파, 비둘기파, 중도파 등으로 구분되어 비교적 잘 한국의 통화정책 알려져 있는 편이다.

      통화정책반응함수 분석 결과, 과거 21대 전철환 총재, 22대 박승 총재, 23대 이성태 총재 등 이전 3명 총재의 재임 시기와 현 24대 김중수 총재 재임 시기 사이에 비교적 뚜렷한 차이점이 나타났다. 이전 한국은행 총재들의 재임 시기에는 산출물갭 계수와 인플레이션율 계수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반면, 현 한국은행 총재 재임 시기에는 두 가지 설명변수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 한국은행 총재의 재임 시기를 대상으로 한 분석 모형의 설명력(adjusted R-squared) 값이 0.95(피설명변수인 정책금리 변화의 95%가 모형에 의해 설명된다는 의미)로 높게 나타났음을 감안하면, 이러한 결과는 현 한국은행 총재 재임 시기에 모형 전체적으로는 정책금리 변화를 잘 설명하지만 경기와 물가, 두 설명변수 모두 정책금리 변화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단지, 직전 월의 정책금리 수준만이 해당 월의 정책금리 수준에 유의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결과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전 한국은행 총재들의 재임 시기에는 산출물갭 계수는 유의적인 양(+)의 값을, 인플레이션율 계수는 유의적인 음(-)의 값을 나타냈다. 이는 앞서 살펴본 2000년 이후 주요국들의 전반적인 통화정책 기조와 일치하는 것으로서, 가령, 물가상승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경기가 둔화될 경우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의 대응이 많았음을 의미한다. 즉, 이전 한국은행 총재들의 재임 시기에는 물가 움직임보다 경기 움직임을 상대적으로 중시하는 통화정책이 실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 한국은행 총재 재임 시기 동안 이루어진 정책금리 조정에서는 이러한 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즉,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서 물가 변화를 중시했는지, 경기 변화를 중시했는지가 정책금리 조정을 사후적으로 살펴본 결과,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여타 한국은행 총재 재임 시기에는 음(-)의 값을 나타냈던 인플레이션율 계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지만 (관계가 뚜렷하지 않지만) 양(+)의 값을 나타냈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여타 한국은행 총재들의 재임 시기에 비해 현 한국은행 총재 재임 시기에 한국은행이 경기 움직임과는 별개로 가령, 물가 상승 시에는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의 통화정책을 편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음을 의미한다.

      적정 수준보다 높은 현재 정책금리

      이러한 최근의 통화정책 기조를 반영한 현재 우리나라의 정책금리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통화정책 상의 준칙과 관련하여 가장 널리 활용되는 테일러룰(Taylor rule)을 적용하여, 실물경기 상황과 물가 상승 압력을 감안한 우리나라의 적정 정책금리 수준을 추정해 보았다( 참조).

      테일러룰에 의한 적정 정책금리 수준은 중앙은행이 경기 변화와 물가 변화에 각각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하여 통화정책을 실시한다는 가정하에, 해당 국가의 균형 한국의 통화정책 실질금리 수준 및 목표 인플레이션율 수준을 바탕으로 계산된다. 테일러룰에 의해 제시되는 적정 정책금리 수준은 미국 중앙은행에 의한 실제 정책금리 변화를 잘 설명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많은 관련 연구들은 중앙은행이 재량적 또는 임의적으로 통화정책을 실시하는 것에 비해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준칙(policy rule)’에 근거하여 통화정책을 실시할 경우 경제적 성과가 더욱 높아진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에 나타난 바와 같이, 테일러룰에 기반하여 산출된 적정 정책금리 수준은 우리나라의 실제 정책금리(2008년 2월까지는 콜금리 목표, 이후부터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대체로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2000년 1분기부터 2012년 2분기까지의 적정 정책금리 수준의 평균이 3.9%, 실제 정책금리의 평균이 3.8%인 것으로 나타나, 테일러룰에 의해 도출된 적정금리 수준이 우리나라의 실제 정책금리 수준을 매우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2000년에는 IMF의 권고에 의한 인위적 고금리 유지로 인해서, 2005년 하반기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는 가계대출 급증으로 인한 주택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서, 적정 정책금리 수준보다 높은 정책금리 수준이 유지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부분은 최근의 정책금리 움직임이다. 한국은행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실물경제 충격에 대응하여 2009년에 2%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한국의 통화정책 인하했다. 2010년 초 이후 금리 준칙이 시사하는 적정 정책금리 수준은 빠르게 높아졌지만, 한국은행은 2010년 7월에 이르러서야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후 1년 간에 걸쳐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25% 수준까지 인상되었지만, 에서 나타나듯 테일러룰에 의해 제시되는 적정 금리 수준보다는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결국, 큰 폭으로 낮추었던 정책금리 정상화의 시기도 늦었고, 그 폭도 충분치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후, 지난해 말부터 유로존 사태로 인한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적정 정책금리 수준은 매우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3.7%이던 적정 정책금리 수준은 2분기에 2.5%, 3분기에는 1.2% 수준까지 낮아졌다. 물론, 테일러룰에 의해 제시되는 적정 정책금리 수준이 금리결정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고, 미국의 경우에서도 2009년에 테일러룰에 의한 적정 정책금리 수준이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는 등 특정 시기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2.75%인 정책금리 수준은 적정 정책금리 수준보다 상당수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국에 비해 과도하게 낮은 정책금리 변동성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2010년 이후 정책금리를 인상해야 할 시기에는 한 발 늦게 조금 올리고, 정책금리를 떨어뜨려야 하는 시기에는 역시 한 발 늦게 조금씩 내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경기 상황에 대한 판단의 어려움, 각종 통계 지표의 뒤 늦은 속보성 등 통화정책 실시 상의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정책금리가 적시에 신축적으로 조정됨으로써 급변하는 실물경기 및 물가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이는 국가 경제에 커다란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

      과연,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은 여타 주요국들에 비해 신축적이지 못한 한국의 통화정책 것인가? 2000년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9개 주요 국가의 정책금리 변동성을 비교해 보았다. 먼저, 정책금리 자체의 표준편차를 비교해 본 결과( 참조), 미국 정책금리의 변동성은 우리나라의 2.1배, 영국은 2배, 브라질은 4.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보다 정책금리의 변동성이 낮은 나라는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 뿐이었다.

      국가간 성장률 격차 또는 물가상승률 격차 때문에 정책금리 수준 또는 그 변동성의 격차가 발생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각국 명목경제성장률의 표준편차 대비 정책금리의 표준편차 수준을 계산하여 비교해 보았다( 참조). 그 결과, 앞서 살펴 본 정책금리 자체의 표준편차 순위와 거의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경우 명목경제성장률 수준 대비 정책금리의 변동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책금리의 표준편차는 명목경제성장률 표준편차의 9% 수준에 불과했지만, 미국의 비율은 86%에 달했다. 영국, 캐나다, 유로 등 일본을 제외한 여타 선진국들의 비율 역시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결국, 우리나라의 정책금리 변동성, 즉 신축적인 통화정책 실시 수준은 브라질, 인도 등 여타 개도국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발전 정도가 더 높은 미국, 영국, 유로존, 캐나다 등 여타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예상보다도 경기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내년 이후 불투명한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특히, 금융변수들의 움직임에 있어서 국내외 금리차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최근 원화 절상 압력이 높아지면서 수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경기 추락을 막고 저성장 고착화를 방지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과 대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정책금리를 한꺼번에 얼마 이상 내려서는 안 된다, 혹은 정책금리가 어느 수준 아래로 내려가서는 안 된다는 선입견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급변하는 한국의 통화정책 경제 상황에 맞는 보다 적극적이고 신축적인 통화정책 실시가 시급하다.

      한국의 통화정책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 의장이 3일(현지시간)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 의장.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인포스탁데일리=이연우 선임기자] 다음 주 금융시장은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지수와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는 5일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으며, 미국에서는 7일 FOMC 의사록과 8일 고용보고서가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분기 중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달부터 도시가스·전기요금 인상이 예정됐 있음을 고려할 때 요금 인상에 따른 직간접적인 효과 등이 물가의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미국의 인플레이션 흐름이 시장 예상을 계속 웃돌며 부담감을 높여왔다면 우리나라는 3분기 중 발표되는 물가 지표들이 통화정책과 소비 수요 측면에서 우려를 한층 더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50bp 정도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컨센서스로 자리잡고 있다"며 "만약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한다면 7월뿐만 아니라 8월 금통위에서 빅스텝 금리 인상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지속될수록 높은 물가와 경기 침체 우려라는 조합이 금융시장 내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따라 시장금리의 변동성도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연준위원들의 발언과 더불어 FOMC 의사록 공개가 예정돼있다. 그는 "지난 달 FOMC에서 75bp 금리 인상과 함께 매파적인 시각을 내비쳤던 만큼 연준 내부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물가와 실업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경제성장률을 낮추었던 만큼 높은 물가에 대응한 연준의 통화 긴축에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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