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거래를 보는 시선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7월 15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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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경영권이라고 하는 것은요, 건드리면 안 되죠. 시장 경제가 작동하는 가장 핵심인데. (중략) 생산하는 사람은 생산을 하는 것이고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은 경영을 해야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이 경영권에 대해서는 사실 이렇게 노조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고요. 특히나 그런 경영권이 행사 되는 아주 중요한 M&A를 결정하는 그런 장소를 무단으로 불법으로 점거하는 것은 그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건요. 사실 그날 바로 공권력이 집행이 됐어야 됩니다. 이대로 가 가지고는 누가 기업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겠습니까. 종업원이 어떻게 주인들의 의사결정을 막습니까? 물론 구조조정도 거기에 따라 가겠죠, 회사도 살아야 하니까요.

지난 26일 코스닥 시가총액 2위(28일 기준 약 6조 8000억원) 기업 에코프로비엠이 주식 내부자거래 검찰 수사 진행 사실에 대해 인정하고,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 내용이다.

어떠한 느낌이 드는가? 필자는 주식의 내부자 거래에 관해 회사의 책임보다는 임직원 개개인의 책임이 크다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건으로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사인 에코프로 이동채 회장을 비롯한 핵심임원 4~5명이 피의자로 입건된 점이다.

이들과 관련한 주요 혐의는 2020년 2월 SK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비엠이 맺은 2조 7412억원 규모의 장기공급계약 공시 이전에 핵심 임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했다는 내용이다.

이때 이동채 회장을 비롯한 핵심 임원들이 미리 입수한 소식으로 예상되는 주가 급등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회사를 이끄는 주요 경영진이 내부자 거래를 한 것에 대해 마치 개별적인 책임인 양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내부자 거래 소식이 보도된 26일 전일보다 19% 이상 내려갔고, 27일도 1%가량 하락했다. 28일 오전 10시 기준 장중에서도 전일보다 8% 이상 내려가 25일 종가인 40만 6300원에서 29만원대 수준으로 순식간에 내려앉았다.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 소재 '대장주'로 불렸던 기업의 주가인 만큼 다수 개인투자자의 맘고생은 '안 봐도 비디오'다.

주요 경영진의 내부자거래로 회사의 성장과 함께 증가해온 에코프로비엠의 소액주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참고로 에코프로비엠의 소액주주 비율은 2019년 34%에 불과했지만 2020년 42.7%, 2021년 3분기 기준 46.07%로 꾸준히 높아졌다.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상장사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자 거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구체적인 시스템 마련에 힘을 쓸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책임에 있어서도 "회사에 끼치는 영향은 작다", "개개인의 문제"라는 식의 회피성이 아니라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내부자 거래를 개별적인 책임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내부자 거래 통제 시스템을 위해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상장사 내부 직원의 얘기를 들어보면, 실상 내부자 거래 통제를 위한 장치는 회사 내부에서 "회사 주식 거래를 하지 말아달라"는 공지 정도가 전부다.

하지만 이 내용 역시도 금융당국의 감시에 대비해 사내에 전하는 권고성 공지일 뿐 실질적으로 회사 임직원의 회사 주식 거래 통제시스템이라고 보긴 어렵다.

상장사들은 앞으로 에코프로비엠의 악례를 교훈 삼아 내부자거래를 보는 시선 자사주를 적극 활용해 직원들에게 사전 지급하고, 회사의 사업 내용에 대해 더 철저한 보안시스템을 구축해 주요 사업내용으로 불공정한 주식 거래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사내 시스템 구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자들의 주식투자를 어떻게 볼것인가. 최근 해묵은 질문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발화점은 중앙일보 길진현 차장사건. 사전에 입수한 정보를 이용해 거액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면서 볼거졌다.

이 사건은 당사자가 강력 부인하고 있는데다 혐의 내용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 더구나 당사자가 관련 사실을 보도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해 법정으로 비화됐다. 그러나 내부자거래를 보는 시선 비단 길차장 사건외에도 최근들어 언론인의 주식투자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길차장 사건을 계기로 기자들의 주식 투자 기준 등을 명시한 관련 법률 입안을 검토중이다. 여론의 도마에 오른 언론인 주식투자의 명암을 살펴본다.

“요근래 오랜만에 만나자는 지인들이 많아졌다. 대부분 증권 투자하는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이다.”
한 경제부 기자의 경험담이다. 주가가 폭등하면서 전국민의 다섯 명중 한명꼴로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 대중화 시대에 기자들의 몸값이 올라간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반인보다 고급 정보를 보다 빨리,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 때문이다. 유력 일간지 경제부 기자는 한 투자가로부터 확실한 정보를 줄 경우 수익금의 절반을 나눠갖자는 제안까지 받았다고 한다.

주식 열기는 언론계 내부에서도 금방 느껴진다. 단적으로 각 편집국 정보보고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경제부 정보보고. 내외근 기자들이 수시로 경제부 정보보고를 열람한다. 특히 외근 기자들보단 내근 기자들의 투자 열기가 높다. 전반적인 임금 하락도 한 원인이겠지만 거대한 정보집단인 언론사의 정보력을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을 법 하다.

주식투자는 개인 차원에서 멈추지 않는다. 명확히 확인되진 않았지만 ‘자산 관리’ 차원에서 언론사 단위의 주식 투자도 다반사로 이루어진다. 한 경제지 기자는 “주가가 최저점에 있던 지난해 초 A경제지가 수억원대의 주식을 매입해 최근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사회 일각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경제부 기자들을 포함한 기자들의 주식 투자, 나아가 언론사 차원의 주식 투자는 이미 오랜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식 시장이 폭발적인 활황국면이던 88년. 모경제지 증권부장은 회사 고위임원진들의 자금을 위탁 받아 돈을 굴리기까지 했다. 증권사 출신이었던 해당 부장은 이후 5년여간 증권부 데스크 자리를 지켰다. 또 다른 한 종합일간지 경제부장 출신 간부는 거액의 자금을 주식에 투자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사내에선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일부 기자들은 진상 조사 등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방송사 해설위원도 비슷한 의혹을 받고 최고경영진에게 직접 ‘해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위원의 경우 지난 1월 모 제약회사의 신약 개발 사실을 해설로 내보낸 이후 오비이락격으로 해당 기업의 주가가 폭등했었다.

더욱 악성인 경우도 있다. 일부 기업의 주식 거래를 통한 M&A 과정에 참여해 해당 기업과 짜고 ‘검은 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96년 B기업은 한 기업에 대한 적대적 M&A에 돌입하면서 사전정지 작업으로 일부 기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건네주고 우군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계 안팎에선 언론인의 주식 거래를 보는 시각이 극히 혼란스럽다. 언론인도 자연인이란 관점에서 주식 투자를 당연한 권리로 인정하는 시각이 있는가하면 기사에 영향을 끼치고 결과적으로 언론불신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최소한 경제부 기자에 한해 언론인의 주식 투자를 불허해야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일단 국내의 각종 윤리 강령은 직무와 관련해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 96년 내부자거래를 보는 시선 신문협회·편집인협회·기자협회가 새롭게 제정한 신문윤리강령 실천요강은 ‘기자는 주식 및 증권 정보에 관해 최근 기사를 썼거나 가까운 장래에 쓰고자 할때 그 주식이나 증권의 상업적 거래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해선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각 언론사 윤리 강령도 이처럼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취재중에 취득한 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엄금’하고 있다. 기자협회가 5월 4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84%가 보도자료등을 이용한 주식투자에 ‘반대’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내부자 거래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기자들도 ‘내부자’에 포함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합법적으로 내부 정보를 취득할수 있는 사람들을 ‘준내부자’로 분류하고 친인척이나 증권사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 내부자거래를 보는 시선 기자등은 ‘정보수령자’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회사 내부자와 똑같이 자기가 알게된 정보를 매매에 이용할수 없다는 것이다. 금감원 조사 1국의 한 관계자는 “기자들이 보도시점을 제한한 엠바고용 보도자료를 이용해 주식에 투자할 경우에도 의법 조치할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기자들의 내부자 정보 범위를 넓게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경제부 기자들은 내부자 정보의 한계와 기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한다. 한마디로 기자들이 알 정도면 이미 공개 정보와 다름 없다는 것이다.

서울경제 김성태 증권부장의 설명. “기자들이 기업체의 내부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안다고 보지 않는다. 가령 외자유치 등과 관련한 협상을 벌일 경우 해당 거래가 성사될 때까지 대부분의 기업이 언론과 기자를 속인다. 심지어 처벌을 감수하고 조회공시에서도 제대로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소위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우기 위해 과장되거나 거짓 정보를 흘리는 경우는 있지만 핵심적인 정보는 주지 않는다. 일반인보다 하루정도 빨리 아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이미 오랜 구문에 불과하다.”

실제로 기자들의 주식 투자 실적은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성격상 막대한 차익을 남길 경우 외부에 알려지기 어려운 탓도 있겠지만, 그만큼 소문과 달리 고급 정보 입수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물며 경제부 기자들이 아닌 다른 부서 기자들은 일반인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의 정보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수익의 여부를 떠나 기자들의 주식 참여가 알게 모르게 취재와 보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 14년째 경제부에서 근무한 경향신문의 한 기자는 “솔직히 경제부 초년 기자들이 주식에 투자하면 증시의 메카니즘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일정한 선을 넘어가면 본능적으로 해당 기업에 대해 호의적 기사를 쓴다. 기자의 핵심적 요건인 비판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다. 최소한 산업·금융·경제 정책 담당 기자는 주식에 절대 투자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상지대 박용규 교수는 취재과정의 부도덕성과 이에 따른 위험성을 지적했다. 기사를 쓰기 위해 취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자 개인의 투자를 목적으로 취재활동을 벌이고 결과적으로 언론불신을 누적시킬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설혹 기사와 무관하다해도 투자가 입장에서 취재원에게 접근할 개연성이 크다. 결국 취재와 보도과정에서 두번의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법적, 제도적으로 금지할수는 어렵겠지만 윤리적 차원에서 별도의 감시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점을 고려해 언론계 안팎에선 우리도 외국과 마찬가지로 언론인들의 개인적인 주식 투자 내역을 공개하거나 아니면 엄격한 재산공개를 통해 주식 투자의 투명성을 확보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내부자거래를 보는 시선

경제전문채널 가운데 하나인 SBS CNBC에서 현대중공업 사태와 관련해 각종 망언이 난무하는 대담이 나왔습니다. 평일 아침 8시에 방송하는 뉴스 프로그램 속 ‘이슈진단’이라는 코너입니다.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현대중공업을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 자회사인 신설 현대중공업으로 쪼개는 물적분할을 의결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조선해양 아래 신설 현대중공업과 기존 현대중공업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앞으로 인수될 대우조선해양 등을 자회사로 두게 되었습니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싼 값에 인수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고안됐으며 지난 3월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이에 노동자들은 물론, 울산 지역민과 정치권도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울산에는 생산만 담당하는 신설 현대중공업만 남고 인사‧노무‧투자‧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사실상의 본사 ‘한국조선해양’은 서울로 이전하게 되면서 전반적인 지역 경제 활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또한 분할 이후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한국조선해양은 62%에서 1.5%로 매우 우량해지는 반면, 신설 현대중공업은 62%에서 115%로 급증하기 때문에 울산의 현대중공업만 피해를 떠안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측이 단체협약 승계를 약속했으나 부채를 이유로 한 대규모 구조조정도 회사가 마음만 먹으면 막기 어렵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입장입니다.

내막 알려주지 않고 ‘노조 탓’만, SBS CNBC도 마찬가지

이전까지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상황을 잘 보도하지 않던 언론들은 5월 22일 현대중공업 노조의 상경 투쟁 당시부터 노사 간 충돌이 벌어지자 보도를 쏟아냈으며 상세한 내막은 제대로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늘 그렇듯 ‘노조 탓’, ‘노조의 폭력’만 부각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일, SBS CNBC 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SBS CNBC는 법인분할 의결 후, 합병까지의 과제를 짚어보겠다며 대담을 나눴으나 조선업계 불황을 강조하면서 노동자들의 이해만을 요구했고, 임시 주주총회 당시 노사 대립이 노동자 탓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남겼습니다. 심지어는 ‘종업원이 어떻게 주인의 의사결정을 막느냐’거나 ‘우수 인력은 지방에 내려가지 않으므로 서울에 본사가 있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언까지 등장했습니다.

1. ‘조선업 불황이라 합병’?

사측 입장 가진 패널 1명이 전부인 편향적인 대담

SBS CNBC는 (6/3)이라는 대담 코너에서 현대중공업 사태를 다뤘습니다. 항공대 경영학부 허희영 교수가 단독 패널로 출연했습니다. 그런데 허희영 교수는 시작부터 끝까지 단호하게 현대중공업 사측 입장을 내세웠습니다. 사회적으로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이런 사안에 대해 논하면서, 명백하게 기업 측에 기운 입장을 가진 전문가를 단독으로 모시고 대담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적입니다. 공정성 논란을 넘어서서 객관적으로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말하더라도 이를 바로잡을 상대방이 없으면 심각한 편향이 내부자거래를 보는 시선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대담 도중에 김형균 현대중공업노동조합(현중노조) 정책실장과 전화 연결 인터뷰를 잠시 나누긴 했습니다. 그러나 연결 시간 자체도 짧은데다가, 전화 인터뷰의 한계 때문에 앵커들과의 허심탄회한 대담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그저 ‘현중노조 입장은 이렇다’라고 일방적으로 짧게 전해주는 것으로 면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에 비해서 스튜디오에 단독으로 출연한 허희영 교수의 발언은 무게가 달랐습니다. 앵커들이 간혹 현중노조와 울산 지역민의 입장을 전하면서 물어도, 허희영 교수가 사측 입장으로 결론을 내리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조선업계가 불황이라 빅딜 반드시 필요’?

허희영 교수는 먼저 조선업계의 불황으로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허 교수는 “과거 같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한때는 전 세계 1위의 조선업계를 가지고서 한 시대를 풍미했는데, 사실은 중국이 따라오기 시작하면서 조선업의 물이 나갔다, 좋은 물이 오겠느냐, 그러다가 이제 지금 방법을 찾은 게 조선업계 구조조정인데요. 두 회사 간에 부실한 기업들이 됐죠. 그래서 빅딜이 시작된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현대중공업 사측의 입장과 대동소이합니다. 조선업계가 어려워서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과 2위인 대우조선해양이 전략적으로 선택한 합병이라는 취지입니다. 매일경제 (2/22)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연구개발 통합, 중복 투자 제거,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재료비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인수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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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CNBC에 출연한 허희영 교수(6/3)

그러나 사측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많은 배경 사실들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업이 불황을 겪은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닙니다. 특히 2015년부터 ‘조선업 불황’이 사회 이슈로 떠올랐고 10년 간 무려 5조 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벌이면서 성과급 잔치를 벌인 대우조선해양의 극심한 부실운영, 이를 눈감아 준 산업은행 등 감독 기관의 직무유기가 결정적인 배경이 됐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결국 매각이 결정됐으나 2017년까지 아무도 인수‧합병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SBS CNBC에서 나온 주장대로 ‘조선업계가 불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세계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수요가 늘어나 조선업계가 내부자거래를 보는 시선 반등할 수 있었고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1월 LNG운반선으로 첫 일감을 따냈습니다. 이런 배경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런 배경을 생략한 채 ‘조선업계가 어려워서 1‧2위가 합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단지 합병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불황’만이 이유가 된다면 반대로 ‘조선업계가 불황이라 인수합병은 어렵다’는 주장도 가능하며 그것이 실제로 2017년까지 벌어졌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합병’하면 불황 해결되나

더구나 두 회사가 합병한다고 해서 조선업 불황을 타개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지난 2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현대중공업을 확정하자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합병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습니다. 초이스경제 (2/13)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보고서를 통해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합병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으며 한국 조선업 발전에 기여하는 바도 크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두 회사의 합병은 해양산업에서의 실패를 선박분야에 전가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합병이 추진될 경우 대우조선해양의 핵심인력 이탈 가능성이 크고 내부자거래를 보는 시선 현대군산조선소와 같은 하청기업으로 전락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매일경제 (3/11)에서도 인수‧합병 이야기가 나온 이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2. 현대중공업 사태 원인 제공은 모두 노조탓?

“원인 제공을 노조가 다 했어요”…뿌리 깊은 ‘기승전노조탓’

대담 초반 이한승 앵커는 “사측이 기습적으로 장소랑 시간을 변경하면서 주총을 강행했고 노조는 이에 대해서 법적으로 무효라고 하면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거든요”라며 노조의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이에 허희영 교수는 “노조 주장만 들으면 사측이 잘못한 것 같은데, 사실 들여다보면 원인 제공을 노조가 다 했어요”라고 단언했습니다. 허희영 교수는 “왜냐면 며칠 전부터 미리, 사측에서는 주주총회에 대해서 점거가 예상이 되니까 법원에다가 요청을 했죠. 법원의 판결은 이거 불법이다, 주주총회장은 경영권을 행사하는 곳이기 때문에. (중략) 점거 자체가 불법이에요. 그런데 당일 날도 울산 법원에서 철수 명령을 했어요. 근데 말을 내부자거래를 보는 시선 안 들었죠. 경찰은 뭐 그냥 방관만 했고요”라는 설명입니다.

즉, 노조가 주주총회장을 불법 점거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측이 무리하게 주총장을 기습 변경해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서도 노조가 불법임을 알면서도 왜 주총장을 점거했는지, 이러한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무엇 때문에 주총, 즉 ‘물적분할’을 강행했는지, 핵심적인 사실관계가 모두 누락되고 ‘노조가 불법, 노조 탓’이라는 구호만 남았습니다. 사측의 입장만 노골적으로 반복 주장하는 패널이 단독으로 나왔을 때, 방송이 얼마나 사실과 다르게 보도하고, 또 편향적으로 흐를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하겠습니다.

이에 앵커들은 “아~ 가처분(지난달 27일 울산지법에서 현대중공업이 노조를 내부자거래를 보는 시선 상대로 신청한 주주총회 업무방해금지가처분을 일부 인용함)”이나 “점거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거죠)?”과 같은 추임새를 넣으며 맞장구쳤습니다.

부채 떠안는 신설 현대중공업, 그래도 가만히 있으라?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물적분할 확정을 막기 위해 점거까지 불사해야 했던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자신들이 삶의 터전으로 생계를 이어온 현대중공업의 재무구조가 상당히 부실해지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물적분할 전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은 62.1%였으나, 물적분할 후 생산 부문만 남는 신설 현대중공업 자회사는 115.8%로 부채가 폭등합니다. 이에 반해 본사 격으로 서울에서 신설되는 한국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1.5%로 매우 우량한 기업이 됩니다. 신설 현대중공업은 가장 아래 있는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동시에 부채까지 떠안는 겁니다. 자신의 일터가 하루아침에 부실회사가 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가만히 있는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일입니다. 심지어 현대중공업 노조는 주식의 3.15%를 소유한 엄연한 주주입니다. SBS CNBC는 노동자들은 불안한 일자리와 생계에도 무작정 회사의 결정을 따라야만 한다고 보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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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후 현대중공업의 자산 변화를 보여주는 표.

SBS CNBC 화면 갈무리(6/3 )

SBS CNBC (6/3)은 신설 현대중공업이 짊어지게 된 극심한 부채를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인과관계의 한 축을 누락한 채 무조건 ‘노조 탓’만 강조한 셈입니다. 반면 같은 날 같은 방송사의 에서는 상세한 표와 함께 신설 현대중공업이 떠안게 될 부채 비율을 보여줬습니다. 같은 사안을 다른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다루더라도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전제하고 그 해석의 다양성을 보여줘야 합니다.

3. 경영진의 결정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믿어라?

총수 일가의 승계 작업 아니냐는 질문에 “조선업 불황” 딴소리

SBS CBNC (6/3)에서 부채비율을 아예 언급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이한승 앵커는 “일각에서 보면 부채비율 자체가 극명하게 나뉘는 구조 자체가 현대중공업의 지주의 지분을 소유하기 위한 대주주를 위한 결정이다,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 아니냐, 이런 의혹들은 있는 것 같아요”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부채비율이 지주사에 극단적으로 유리하게 나뉘는 분할이 현대그룹 총수 일가의 승계, 즉 재벌 독점 구조를 강화한다는 노조의 입장을 거론한 겁니다.

그러자 허희영 교수는 부채비율이나 승계 작업 의혹에는 답을 하지 않았고 ‘그룹 총수 승계 작업은 아니라고 믿어야 한다’는 식으로 답변했습니다. “ 우선 경영상의 의사 결정이라고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이 있죠. 개인 사익을 위해서 하는 행동이냐, 주주 전체를 위한 행동이냐, 일각에서는 가업 승계, 그런 승계를 위한 것이냐?(라고 하는데) 그건 그렇지가 않은 게요. 기본적으로 이번에 빅딜은, 대우조선해양이 부실이 매우 심각합니다”라는 주장입니다. 이번에도 아무 근거 없이 구호만 남았습니다. ‘가업 승계는 아니다’라는 데 그 이유가 ‘대우조선해양이 부실이 매우 심각하다’는 논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심각한 부실이 신설 현대중공업에 전가된다는 질문의 요지에 아무런 답이 되지 못합니다. ‘신의성실의 원칙’을 내세운 대목은 ‘총수 일가 승계 작업이 아니라고 믿어야 한다’는 수준으로밖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총수 일가 승계 작업 의혹’ 배경은 따로 있는데…그냥 믿으라고?

이번 물적분할이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현대글로벌서비스’라는 회사 때문입니다.

경향신문 (5/29)에 따르면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서 “경영권 승계의 핵심 역할을 하는 계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이번 물적분할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생깁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100% 지분을 소유하기 때문에 “선박 애프터서비스와 친환경 선박 개조사업 등을 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에서 발생한 이익이 고스란히 현대중공업지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총수 일가의 편익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이는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매출액 상당 부분은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하는 구조에서 기인하며 실제로 안정적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매출액은 “2017년 2381억원에서 1년 만에 4132억원”으로 급증했고 이러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급성장으로 현대중공업지주는 “고액의 배당 잔치”도 벌였다고 합니다. 이 때 “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 부사장이 받은 배당금만 800여억원”으로, “정 부사장이 받은 배당금은 향후 경영권 승계의 종잣돈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러한 ‘계열사 내부 거래’ 구조는 “현재 국회에 상정돼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지만 이번에 결정된 물적분할로 규제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현대중공업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신설 현대중공업으로 분할되고, 현대글로벌서비스가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가 아닌 손자회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을 총수 일가가 계획하지 않았더라도, 물적분할 이후 현대중공업 자회사들의 내부 거래를 규제하기 어렵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총수 일가의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들의 경우, 그들의 비자금 조성 창구가 아니냐는 의심이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원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늘 받아왔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물적분할을 비롯, 회사를 쪼개고 합병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지분율을 낮추거나 중간회사를 둬 이런 비판을 피해갔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덮은 채 ‘신의칙’만으로 현대중공업을 믿어달라고 하는 것은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가깝습니다.

4. ‘지역차별’에 ‘봉건적 관점’까지 노출한 SBS CNBC

‘지방차별’ 여실히 드러내며 현대중공업 옹호

허희영 교수의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옹호 논리는 ‘지역차별’로 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정민 앵커는 “(지주사가) 서울로 이전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럼 울산 지역의 경기 자체가 침몰할 거라면서 지역 주민들 반발까지 있는 상황”이라며 “이건 어떻게 봐야 겠어요”라고 물었습니다.

허희영 교수는 “중요한 건 R&D 인력이죠.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좋은 배를 만들고 개발해야하는데, 그 R&D 인력까지 해서 한 500명 서울에다 놓고. 왜냐하면 부산이나 울산이나 이런 데 잘 안 내려 갑니다, 우수한 인력들은. 해외서 데려와야 되거든요, 우수한 인력들은. 그러려면 R&D 우수한 인력은 서울에 갖다 놓고, 그 규모는 500명밖에 안 된다는 것이고, 그건 지주회사에요”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발언입니다. 2003년부터 대통령 직속의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운영되고 있고 현 정부는 올해 총 24조1천억원 규모의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실시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지방에서는 지역 인재들의 역외 유출을 막기 위해 일자리와 교육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정책을 내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역균형발전은 국가적 과제인 것입니다. ‘우수한 인력이 지역으로 잘 안 내려간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 노력해야지 ‘그러니까 현대중공업을 분할해 우수한 개발인력은 모두 서울로 보내는 것이 맞다’고 부추길 일이 아닙니다. 울산 시민들이 이 말을 듣는다면 굉장히 불쾌할 수밖에 없습니다.

“종업원이 어떻게 주인의 의사결정을 막나”

이렇듯 일방적인 흐름을 이어가던 SBS CNBC (6/3)는 대담 도중 현대중공업 노조 측과 전화 연결을 했습니다. 김형균 현대중공업 노조 정책실장은 전화 연결에서 주주총회가 위법이라고 주장하는 이유,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 등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전화 연결을 마치고 이정민 앵커가 “저희가 김형균 현대중공업 노조 정책실장을 연결해서 직접 입장을 들어봤는데 임시 주주총회 자체가 기습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주주들의 참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라고 주장을 하네요”라고 정리를 하면서 논의가 다시 사측의 주장으로 옮겨갔습니다. 허희영 교수는 여기에 대해 “원천적으로 막았으니까 방금 실장님 표현대로 (주주총회를) 도둑처럼 10분 만에 뚝딱 했죠” 라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경영권이라고 하는 것은요, 건드리면 안 되죠. 시장 경제가 작동하는 가장 핵심인데. (중략) 생산하는 사람은 생산을 하는 것이고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은 경영을 해야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이 경영권에 대해서는 사실 이렇게 노조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고요. 특히나 그런 경영권이 행사 되는 아주 중요한 M&A를 결정하는 그런 장소를 무단으로 불법으로 점거하는 것은 그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건요. 사실 그날 바로 공권력이 집행이 됐어야 됩니다. 이대로 가 가지고는 누가 기업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겠습니까. 종업원이 어떻게 주인들의 의사결정을 막습니까? 물론 구조조정도 거기에 따라 가겠죠, 회사도 살아야 하니까요.

일단 현대중공업 사태에 있어 ‘노조는 경영권에 관여할 수 없다’는 이 주장은 성립될 수 없습니다. 노조가 주주이기 때문입니다. 주주는 당연히 경영 전반에 의사 표현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경영 참여’ 자체를 무조건 터부시하는 편파적 태도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허 교수는 ‘노조가 경영권에 관여하려 했으니 곧바로 공권력을 집행해야 했다’, ‘종업원이 어떻게 주인의 의사결정을 막느냐’ 등 극단적, 억압적인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노사관계를 ‘주종관계’로 보는 것은 전근대적 사고에 가깝습니다. 노동자의 권리와 생계를 침해하는 사측의 행위에, 노동자가 쟁의를 통해 반대의사를 표하고 저항할 수 있다는 것이 근대 이후 세계적으로 법규로 보장된 ‘노동권’입니다. 현행법 상 구조조정도 피치 못 할 경영상의 사유라는 논쟁적 요소가 남아 있으나 노동자 쟁의 행위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모두 무시하고 ‘경영권 건드리지 말라’고 외치는 것은 기본적 균형을 잃은 겁니다.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의 경우 독일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는 이미 실시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서울특별시, 광주광역시, 경기도, 인천시 등이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에 노동이사를 선임하고 있습니다.

마땅한 이유도 없이 ‘경영권에 노조가 관여하지 말라’는 주장을 들은 앵커들의 반응은 더 기가 막힙니다. 발언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에 대해 반론을 하거나 균형 있게 바로잡으려는 어떤 노력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사측의 입장만 대변…이게 경제전문채널의 역할인가

이후 SBS CNBC는 다른 나라로부터 받아야 하는 기업 결합 심사 통과에 걸림돌이 무엇인지 예상하는 대담을 이어갔습니다. 여기서도 허희영 교수는 “오늘도 울산은 무법천지 같이, 민노총은 이걸 가지고 정부를 압박하려고 하는데…” 라고 말하자 이한승 앵커는 “그럴 것 같은데요” , 이정민 앵커는 “그렇죠” 라며 호응했습니다.

SBS CNBC가 경제 전문 채널로서 중요 경제 사안을 구체적으로 다루고자 했다면 사측 입장을 넘어 노동권을 부정하는 수준까지 나아간 패널은 철저히 검증했어야 합니다. 굳이 그러한 패널을 세우고자 했다면 반대로 노조 측 패널도 섭외해 사안을 균형 있게 다뤘어야 합니다. 노사 양측의 입장과 별개로 그러한 태도가 언론으로서의 기본 아닐까요? SBS CNBC는 경제전문채널답게 현대중공업 사태에 대해 타사에 비해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송처럼 오로지 재계와 사측 입장에서 전한다면, 이건 ‘사측 대변인’ 방송사냐는 비판을 면키 어렵습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패널 선정에 유의하는 것은 물론이고, 앵커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보완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증권업계 적법 거래 TRS… 기업으로 시선 돌리니 불법

일감몰아주기·부당거래 시작에 증권-기업간 TRS 포착 윈윈 계약 인식 뒤 자금수혈 기업에서 불법 행위 속출 기업 사정 칼날 겨누는 당국…증권업계 향할 가능성도

시장경제 포럼

SK(실트론), 라임자산운용, 효성 등 TRS(총수익스와프)發 계약이 잇따라 논란에 중심에 오르며 재계는 물론 증권업계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증권업계는 매번 'TRS는 합법적인 파생거래'라며 항변하고 있지만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부당거래 차단에 칼을 뽑은 당국이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불법이 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21일) 검찰은 효성이 TRS를 이용해 계열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를 부당지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해당 계열사와 TRS 자문을 맡은 하나금융투자를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효성의 TRS 거래를 이용한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를 검찰에 고발한 사건에 대한 수사이다.

공정위의 고발은 지난 2014년 11월 효성 본사의 TRS 거래 지시가 발단으로 공정위는 지난해 4월 효성이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이용해 계열사를 부당지원했다며 효성그룹 총수 2세인 조현준 회장 등 관련자와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5년간 기업 간 TRS 거래에 대한 증권회사 현장 검사 결과' 발표와, 검사 결과 발견한 총 10여개 기업의 거래 내역을 금감원으로부터 보고 받은 부분도 공정위가 참고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당국은 지속적으로 TRS 계약과 거래를 문제삼으며 기업은 물론 거래를 진행한 증권사도 주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기업과 증권사의 TRS 계약은 명백한 적법한 거래라는 항변도 나오지만 일감몰아주기라는 부당 거래에 TRS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을 인식해 비난에 쉽게 대응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TRS는 국내 금융투자에서는 통상적으로 기업이 보유주식을 증권사에 일정 수수료를 주고 맡기고, 기업은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받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이때 담보로 맡긴 주식에 대한 의결권은 기업이 보유한다.

주식과 같은 보유 자산을 이용해 증권사로부터 쉽게 자금을 유동화 할 수 있고, 특히 담보(주식)보다 더 많은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금이 마른 기업일수록 매력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기업과 증권사는 사전에 확정된 고정 이자(수수료)와 자본(투자금)을 서로 교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은 이때 기업과 증권사 사이에는 자산운용사나 페이퍼컴퍼니인 특수목적회사(SPC)가 낀다는 점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자금이 SPC로 적법하게 들어갔기 때문에 SPC를 설립한 기업의 자금 운용에 대해서는 권한과 책임이 없는 셈이다.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이 보장되는 증권사와 차입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기업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러한 TRS 거래는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문제와 논란은 TRS의 부당·편법 거래가 드러나면서 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TRS를 통해 자금을 수혈한 기업의 계열사 간 부당내부거래가 포착되고, 여기에 증권사가 개입했는지를 금융당국이 검사대상에 올리면서 증권업계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 부당거래 사정 칼날이 증권사를 겨누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7월로, 당시 금융감독원은 TRS 거래를 하는 국내 증권사에 대한 전수검사에 나섰다.

금감원의 TRS 거래 전수검사에 힘은 공정위가 실어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 계열사 간 부당내부거래 조사에 열을 올려온 공정위가 기업의 자금흐름을 검토한 결과 시작 지점에 대부분 TRS가 나왔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이에 금감원은 TRS 거래 중개 증권사 조사와 기업에 대한 증권사의 개입 여부와 정도를 파악해 기업 조사 권한을 가진 공정위와 내용을 공유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난해 금감원의 증권사의 TRS 전수조사 발표 당시 나온 바 있다.

공정위가 지난 13일 발표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행위(총수일가 사익편취) 심사지침' 제정안 역시 상당부분 TRS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정위는 "앞으로는 일감 몰아주기 등 직접 거래뿐 아니라 간접 거래를 통한 계열사 부당 지원도 제재 대상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지난주 압수수색이 진행된 효성건 역시 당시 금융상품을 제3자가 인수하게 하고, 이 제3자와 별도 계약을 체결한 TRS 계약도 간접적으로 총수 일가에 이익을 몰아주는 행위로 보고 제재를 한 것이다.

TRS 논란으로 시작된 재계의 칼날이 당장 증권업계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굵직한 논란에 TRS 거래에 대한 부정적인 면이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계약 당사자인 증권사에 대해서도 조사범위가 확대되면서 관련시장은 움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

공정위가 효성의 부당지원 혐의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증권사가 관여했다고 지적한 바 있고, 지난해 부터 올해 초까지 SK도 논란이 되며 홍역을 치룬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TRS거래는 합법적인 거래수단으로, 위법이 아니고, 통상적으로 TRS거래와 관련해서 당국에서 별도의 제재는 없었다"며 "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이 증권사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를 통해 TRS 거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SPC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대기업과 TRS 거래를 하는 사례에서 문제가 발생됐고, 거래에서 매매중개자 역할을 하는 증권사에 대한 책임이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는 크게 몸을 사릴 것"이라고 말했다.

TRS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때마다 증권업계에서는 편법활용에 대한 사후책임을 강화하는 정책이 나와야 관련 시장이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적법한 계약과 거래만 이행하고 오해와 비난을 받는 것 만은 아니라며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증권사 불법 TRS 거래 적발 당시 평균 수수료는 1.8% 수준에 불과했다"며 "통상적으로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자금을 대출해주는 TRS 거래 수수료가 1.8%라는 것은 TRS 거래를 통한 수익 발생보다는 향후 해당 기업과 더 큰 거래를 위한 서비스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발 당시에도 증권사들이 자본시장법은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났지만, 대기업의 계열사 부당지원에 연루된 정황은 많아 앞으로 나올 증권업계와 기업간의 뒷거래가 포착될 경우 증권업계로 불이 옮겨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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